제8회 중국희곡낭독공연 <광인일기> 예술가와의 대화

2025년 9월 3일 19시 30분 공연 후

 


* 공연 후 예술가와의 대화를 정리한 글입니다.

* 가독성을 위해 단어 문장 등이 편집된 글입니다.

* 관객과의 대화 후 오픈채팅방에서 이루어진 질의응답을 추가했습니다.

 

 

김민솔: 안녕하세요. 예술가의 대화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를 맡은 김민솔이라고 합니다. 장희재(번역), 강훈구(연출), 류세일(배우), 김솔지(배우, 타악감독) 네 분이 함께합니다. 무대 양 옆 QR코드로 오픈채팅방에 들어와주세요.

 

김민솔: 여러분이 질문을 올리시는 동안 제가 먼저 질문하겠습니다. 루쉰의 <광인일기>는 너무나 잘 올려진 소설인데, 이번 낭독공연은 소설을 각색한 희곡입니다. 원작과 희곡에 대해 장희재 님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장희재: 이미 소설을 감명 깊게 보신 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루쉰은 중국의 민족의 정신적 스승이라고 여겨지는 사상가이면서 소설가입니다. <광인일기>는 봉건주의 등의 폐해에 마비되어 버린, 노예성 이런 것들을 비판하는, 현대사회로 넘어가기 위한 그런 비판을 담았던 작품입니다. <광인일기>는 중국의 첫 번째 현대 백화문 소설입니다. 1918년에 발표되었는데, 100여 년이 지난 2011년 량자윈이 연극으로 각색했습니다. 봉건의 시대는 지났지만 식인으로 묘사할 수밖에 없는, 식인의 원리는 동시대에도 아직도 그대로 작동하는 것 아닌가라는 그런 비판적인 내용을 담아서 동시대 중국 사회를 무대 위에 올렸었습니다.

 

김민솔: 희곡은 2011년에 발표되었다고 하셨는데, 강훈구 연출께서는 이 희곡을 다시 2025년 한국무대에 올리면서 어떤 고민을 하셨을까요?

 

강훈구: 희곡을 따로 수정한 것은 없습니다. 희곡을 처음 읽을 때 100년 전 소설을 어떻게 연극화했을까 궁금했어요. 장희재 선생님이 도움을 많이 주셨는데, 공연에서는 특히 중국의 농민공 문제를 크게 드러냈다고 합니다. 중국은 이주가 제한되어 있는데, 대도시에 일자리가 많으니까 불법이주를 하는 거죠. 대도시로 이주해서, 호적도 없이 노동하면서 살아가는 농민공문제를 이 연극이 많이 드러냈다고 합니다. 저는 2025년 서울의 관객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문제들을 가지고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젊은 세대인데, 요즘 청년들 2030 청년 남성들의 극우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이야기를 같이 고민해볼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김민솔: 관객 질문입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노래를 부르는 등 극적 상황을 비트는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장면을 구성하셨나요?

 

강훈구: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놀이클럽이 연습을 하다가 보면 다들 도파민 중독상태여서 재미있는 장면을 좀 만들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광인일기>가 좀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식인 이야기잖아요, 반대로 이걸 코미디처럼 풀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되게 우스꽝스러운 상황인 거잖아요. 블랙코미디적인 상황들이죠. 대사를 하나도 바꾼게 없거든요. 예를들면 전도사 장면은 식인을 막 강조하죠. 사람을 먹어야 한다고.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부각될 수 있도록 배우들과 논의하면서 만들었습니다. 노래하는 장면이 많은데, 희곡에 그렇게 명시되어있습니다. 물론 <삼바의 여인>을 부르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노래가 어울릴까 여러 곡들을 찾아보면서 선택했습니다.

 

김민솔: 배우들께 질문입니다. 공연 연습을 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어떤 부분이었을까요?

 

류세일: 네. 저부터 말씀드리면 분명히 낭독공연이라고 하셨는데, 거의 장면을 만들다보니 움직임이 많아요. 그래서 보면대가 있지만 막 움직이다가 다른 보면대에 놓여 있는 대본을 보면서 진행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제가 말해야 하는 대사를 찾아 하거든요. 대본을 앞에 놓고 넘겨가면서 읽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대사는 것이었습니다.(웃음)

 

김솔지: 저도 비슷하고요. 저는 북까지 치라고 해서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게 조금 어려웠습니다. 저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하다 보니까 재미있어서 장면을 더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이 카니발적인 분위기가 많아요. 광기로 치닫고. 일반적인 드라마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보니 배우들의 동적인 에너지가 많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북이 등장했고, 광기 어린 몸짓들로 얼굴에 하얀 칠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찾게 되었죠. 관객들이 이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점점 욕심을 내게 되었습니다. 함께 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김민솔: 번역가님께 질문입니다. 작품을 번역하면서 받았던 인상이나 이 작가, 작품만의 특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장희재: 여자 작가입니다. 이 작품은 제가 중국에서 직접 공연을 봤습니다. 당시 너무 강렬한 충격을 받았어요. 공연 보고 연출에게 찾아가서 대본 받고 작가님과 교류하고 번역하고 오늘 드디어 낭독공연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2014년 공연을 봤는데, 굉장히 강렬했어요. 원작 소설도 강렬하지만 연극은 형식적으로 더 해체되있죠. 반복, 강조 등 광기어린 형식들이 있어요. 중국 공연에서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들이 있었는데, 오늘 낭독공연도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공연에서도 그때의 전율을 다시 느껴서 강훈구 연출과 공놀이클럽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모두 박수)

 

김민솔: 관객 질문입니다. 인육을 먹는 것, 식인은 야만의 시대에는 괜찮고 문명의 시대에는 안 되는 것인가요? 인간의 조건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식인, 광인의 상징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강훈구: 식인은 실제로 봉건사회나 전쟁 기아 등의 상황에서 있어왔죠. 하지만 은유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해리포터 같은 시리즈 봐도 그 나쁜 놈들이 죽음을 먹는 자들 이렇게 불리잖아요. 사람을 죽이고 죽음에 탐닉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하나의 상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관객 여러분들도 식인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갈등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장희재: 유교의 가르침은 인간다움을 긍정하는 데에 있어요. 인간다움을 회복해 가려고 했지요. 오로지 인간만이 갖는 에센스를 회복하는 것이 유교의 주된 가르침인데, 그래서 정해진 법도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르침이 인간다움을 행하고 있는가, 허위의식으로 더 잔혹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원작에 담겨 있어요. 사람이 사람을 먹으면 사람이 아니냐 사람을 먹는 것은 야만이고 사람을 먹지 않는 것이 문명이냐 이런 질문을 주신 건데, 유교도 문화이고 문명이지만, 인간다움을 추구하지만 과연 실상은 그러한가 체계와 법도가 인간다움을 만들어주는가, 그런 질문들이 이 작품에 있습니다. 유교만이 아니라 우리가 문명이라 생각하는 것들에 질문해볼 수 있는 거죠.

 

김민솔: 류세일 배우께 질문합니다. 광인 역할을 하면서 홀로 외로운 입장을 반복적으로 연기했던 광인의 무대 위에서 어떤 심정이었나요?

 

류세일: 저한테 광인의 시간이 많이 짧긴 했지만 가장 들어왔던 질문은 광인은 정말 광인인가 였습니다. 그러니까 정말 이 사람이 미쳐서 광인인 것일까? 제가 봤을 때 미쳤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이 사람이 희곡을 쭉 이끌어 갈 때 미치지 않은 이유를 찾았던 것 같아요.

 

강훈구: 부연하면, 광인이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광인이 애초부터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계속 이 상황에서는 이 사람도 미쳐갈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라는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을 했어요. 이 희곡에서 제일 중요하게 다가왔던 것이 “너도 먹었잖아”입니다. 너도 먹었잖아, 모르고 있지만 너도 먹었어 라는 건데 저는 이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너도 똑같잖아, 너도 뭐 주식하고 코인하고 다 그렇게 살잖아, 뭐 이렇게 얘기하는 태도가 우리를 되게 냉소와 허무에 빠지게 만드는 거 아닌가. 그래서 그 안에서도 우리가 다름을 계속 찾으려고 하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가, 너도 똑같다고 말하는 사회가 어떻게 보면 더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광인이 미쳐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관객들에게 더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김민솔: 관객 질문입니다. 낭독극을 연기하는 건 일반 극을 연기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요?

 

김솔지: 낭독극은 대본을 펼쳐놓고 공연을 하잖아요. 글자가 그냥 제 눈앞에 직관적으로 보이죠. 낭독극은 글자 그대로를 받아들여서 바로 표현하는 것이라 처음에 좀 1차원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런데 <광인일기>를 연습할 때는 글자가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그 감각이 배우로서는 오히려 이 안에서 살아 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대본에 나와 있는 억울한 자, 구걸하는 자 이 자들이 사실은 지금 저희의 모습인 것 같고 지금 저인 것 같은데 뭔가 눈 감고 모르는 척 알지만 모르는 척 하는 그런 것들이 적혀있는 글자들이 저한테는 직접적으로 다가와서 그걸 회피하지 않고, 눈 감지 않고, 읽는 것 그 자체를 더 많이 광인일기에서 했던 것 같아요.

 

관객: 지금까지 봐왔던 공연들이랑 다른, 익숙한 느낌이 아니라서 더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저는 중국에 대한, 이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봤습니다. 광인이라고 나오는 사람이 제일 안 미친 사람 같아 보이는데? 그래서 ‘광인일기’라고 되어 있지만 ‘광인’이 쓴 일기가 아니라 어쩌면 누군가가 ‘광인’을 관찰한 그걸 적은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배경 지식이 있으면 있을수록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더 재미있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함께 공연 만들어 나가시면서 배우분들이라든지 아니면 또 다른 스텝 분들이라든지 같이 배경 지식을 공유하거나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셨는지 궁금했습니다.

 

강훈구: 번역하신 장희재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광인이 쓴 일기인가, 광인을 관찰한 사람이 쓴 건가, 혹은 또 다른 시점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메타적인데 공놀이클럽이 기존 연극의 형식을 가지고 재미있게 노는 걸 좋아하는데, 그걸 좀 해볼 수 있는 구석이 있어서 또 좋았던 것 같습니다.

 

김민솔: 관객질문입니다. 원작의 서술자가 없어지고 강아지가 역할로 등장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장희재: 원작은 광인이 쓴 일기라는 소설이죠. 각색을 하면서, 소설이 연극으로 바뀌면서 재미있는 각색을 하는데, 개가 서술자 역할을 조금 받아 갔죠. 개가 서술자의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 또 어떻게 보면 또 광인하고 한 팀처럼 움직이잖아요. 그래서 광인이 자신의 말을 좀 더 풀어낼 수 있는 어떤 연극적인 형식이 만들어지죠.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역할을 하죠. 또 하나 개가 들어오면서 제일 좋았던 효과는 개가 무대 위에 존재함으로 인해서 인간 세계가 더 낯설게 보이는 효과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원작 소설에는 개는 한 줄 나와요. 조 씨네 개는 왜 또 저러는가, 이렇게 한 줄 나와요. 또하나의 <광인일기>가 있는데 러시아 작가 고골의 소설입니다. 고골의 영향을 받은 루쉰이 중국 이야기로 쓴 게 이 작품인데 희곡으로 각색한 <광인일기>의 개는 고골의 작품에 나오는 개에 더 가까워요. 인간 머리 꼭대기 앉아서 냉소하고 조소하고 깔보고 하면서도 또 친구처럼 얘기하는 고골의 개와 가깝습니다.

 

강훈구: 개를 등장시킨 게 연극적 각색의 묘미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 광인이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생기기도 하고, 개가 중간중간 논평자로서 역할을 해주면서 시점을 바깥으로 빼는 역할도 하고 마지막에는 어쨌든 개와 인간이 역전되는 상황까지도 보여줄 수 있게 된 부분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오늘 개에게 샤라웃 하는 의미로 오늘 (개가 크게 그려진) 옷을 입고 왔습니다. (웃음)

 

관객: 현대사회에서도 직접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이 작품이 말하고 있는 식인이 어떠한 형태로든 유지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말씀하진 개와 인간의 반전, 광인이 결국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음에도 나 또한 저들과 같이 식인을 하였고 나 또한 저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 어찌할 수 없음에 이르면 식인이라는 것이 나와 동떨어진 나쁜 행위라고 떼어놓을 수 없다는 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을 준비하시면서 이런 점에 대해 생각하셨던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류세일 배우께서는 그 마지막 장면에서 광인과 개가 반전되는 장면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강훈구: 이 연극에서 가장 중요하게 리프라이즈 되는 대사가 이 역사에는 연대가 없네 라는 말인데 그 말이 너무 정확한 말인 게 식인의 역사가 너무나 길고 우리가 힘들어지거나 뭐 전쟁 상황이 되거나 엄혹한 상황이 됐을 때마다 항상 반복이 되어 왔잖아요. 우리에게도 그런 역사가 분명히 있었고 우리도 그들의 후손들이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도 다 모순들이 엄청 많은데 우리도 이 사회의 일원들이잖아요. 우리는 그런 모순들과 떨어져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인류의 일원이고 우리 사회의 일원이기 때문에 그 책임을 같이 져야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 같이 먹었으니까 다 똑같아, 그게 아니라 그 상황들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순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를 고민하는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극으로 말하는 것만큼 제가 그렇게 살고 있지는 못하지만 연극을 보면서, 연극을 만들면서 새로운 자극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류세일: 광인이 계속 계몽을 시키려고 계속 노력을 하다가 본인도 먹었다는 것, 나도 그럴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고, 포기했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이기를 포기했다고. 그래서 제 개인적인 생각은 광인이 죽지 않았을까, 결국 삶을 포기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장면에서는 그랬어요. 네 그랬어요.

 

김민솔: 가장 많은 질문이 낭독공연의 의미에 대한 것인데요, 중국희곡낭독공연에 대해 말씀드리면 올해로 8회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중연극교류협회와 국립극단이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한중연극교류협회에서는 해마다 중국희곡을 엄선해서 번역 출판하고, 그중 다시 엄선한 작품을 낭독공연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낭독공연은 하나의 공연장르처럼 만들어지기도 하고, 또는 과정 속의 공연일 수도 있구요,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낭독 공연은 가장 좋은 음성 해설을 겸비한 공연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장희재 선생님께서 중국희곡낭독공연에 대해 좀 더 말씀해주시죠.

 

장희재: 중국이 전통문화의 강국이다 보니까 전통의 이미지로 상상되는 경우들이 많아요. 경극이라든가 뭔가 태극권이라든가. 그런데 한중연극교류협회는 동시대 중국 현대극을 소개하고자 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추천받기도 하고 저희가 직접 보기도 하면서 대상작을 고르고 협회 구성원들이 한국에 소개할 작품을 결정합니다. <광인일기>도 이렇게 선정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과 가장 어울릴 연출가와 극단으로 강훈구 연출과 공놀이클럽이 먼저 떠올라서 부탁드렸고, 오늘 보신 것처럼 좋은 공연을 만들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민솔: 제8회 중국 희곡 낭독 공연 첫 번째 작품 <광인일기> 첫 공연이 올랐고, 내일 1회 공연이 더 남아 있습니다. 일요일까지 <현실동화> <날개 달린 두약> 두 편의 좋은 희곡을 낭독공연으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계속 관심 부탁드립니다. 늦은 시간 남아서 이야기 나눠주신 관객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함께해 주신 장희재 강홍구, 류세일, 김솔지 님께 박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픈채팅방> 질의응답 추가

 

Q. 이 희곡의 어떤 부분을 동시대성으로 느끼시고 희곡을 택했는지 궁금합니다

장희재: 희곡의 동시대성에 대해 질문 주셨습니다. 희곡 곳곳에는 원작소설에 없던 대사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은유와 상징처럼 들어가 있는데요. 발전과 개발 이슈에 밀려 홀시 되는 불평등 문제, 무한 경쟁 속에 무감각하게 자행되는 타자화, 종교처럼 맹목화된 정치 등이 은유와 상징으로 깨알처럼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공연버전에서는 당시 베이징과 농민공의 이미지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2008년에 베이징 올림픽이 있었는데요.

당시 베이징 도시 전체를 재건설하는 것 같은 대대적인 도시정비과정이 있었어요 그래서 어디를 보더라도 공사가 진행중이었고 뿌연 공사 먼지가 자욱했습니다. 그리고 그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농촌에서 올라온 농민공들이었습니다. 농민 공들은 도시를 구축하는 주역이었지만 호구제도에 근거한 사회 보장제도에서는 배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국 공연 무대는 깨어진 벽돌들이 산재해 있는 무대로 구성이 됐고요. 그 사이를 배우들이 돌아다니면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맸다던가 서로 벽돌을 던지며 갈등하기도 하고 마치 문명의 바벨 탑을 쌓아 올리듯 벽돌을 쌓기도 하고요. 그렇게 구축되는 전체 이미지는 디스토피아로 구현이 됐습니다.

 

Q, 원소설에서는 서술자가 있었는데 공연에서는 그 역할이 사라지고 강아지 역할이 새로 생긴 것 같습니다. 서술자의 부재와 강아지의 등장은 이유가 있을까요?

장희재: 서술자에 대한 질문은 어제 무대에서 받았습니다만 말씀하신 서술자가 서문에 대한 것이었군요. 원작 소설은 서문이 있습니다. 서문은 광인 일기에 대한 제3자의 서술입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광인이 광증이 다 나아서 관직에 나갔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소설에서 이 서문 형식은 매우 재미있습니다. 이 소설이 현대 입말로 쓰인 첫 번째 소설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서문만큼은 고문으로 쓰여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상인의 세계가 고문으로 쓰여져 있고 광인의 세계는 현대 입말로 쓴 것이지요. 그래서 이 언어 형식으로도 시대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제 낭독 공연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연극으로 각색된 버전은 열린 형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극 버전도 버전이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봤던 버전은 서문이 있었습니다. 광인이 광인으로 분하기 전 중성적인 배우 상태로 나와서 서문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출판되고 공연된 버전은 올해 여름에 재공연을 위해서 작가가 다시 정리해준 버전으로 여러분께 소개를 해드렸습니다. 이 버전에서는 서문이 빠지고 개의 서술자적인 역할이 더 강조되었습니다.

 

Q. 중간 중간 나오는 중국 역사에서 식인을 했던 사례들은 디 진짜 기록에 나온 실제 사례인지 궁금합니다,

장희재: 작품에 나오는 식인의 사례들이 진짜 있었던 일인지 질문해 주셨네요. 번역을 하면서 저도 서칭을 해 보는데요. 대부분은 여러 책에 기록이 남아 있고 전고가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Q. 중국문화가 조금은 멀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최근의 중국 희곡, 현대극들이 변화하는 양상, 흐름이 있을까요? 번역을 하시면서 어떤게 한국의 극이랑 다를까요?

장희재: 중국 희곡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중국은 워낙에 거대한 나라이기 때문에 하나의 말로 정리하기가 어렵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다양한 희곡들이 있지만, 한국과 좀 다른 지점을 굳이 꼽자면 큰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연령에 상관없이 역사적인 소재들을 굉장히 잘 활용하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저에게도 좀 특별해 보이는 지점입니다. TMI이지만 내년에는 묵가의 이야기를 활용한 대본을 번역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역사서사 외에도 다양한 동시대적 이슈에 따른 작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고요. 포스트 드라마적인 작품도 많습니다. 협회에서 그간 소개한 현대 연극 총서가 35권까지 출판되어 있습니다. 여성, 장애인, 몸 등 동시대 관련한 작품들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Q. 저는 마지막 장면을 이해를 못했는데, 광인은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고 하지만 스스로도 식인을 했다는 사실에 괴로워 하면서 자신도 식인을 하겠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이것은 광인이 스스로를 저버리는 비극인가요? 아니면 식인을 멈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말인가요?

장희재: 마지막 장면에 대한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논의해 볼 여지가 많은 장면인 것 같아요. 어제 배우님께서는 배우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요. 학자들 같은 경우에 이 장면을 루쉰의 유죄의식과 구시대에 대한 책임감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도 과거 시대에 대해 자유롭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새롭게 꿈꿔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구세계의 유물이자 다음 세계의 연결자로서 위치시키는 루쉰의 고뇌가 담긴 결말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오픈채팅방> 감상

 

“광인 미쳤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몰아치는 사람들과 아득해지는 조명이 마치 보는 사람 또한 그렇다고 느껴졌어요 재밌게 보고 갑니다.”

 

“옳고 그름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남겨주도록 작품이 구성되어있어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식인을 하는 이유에 대한 걸 듣다보니 이상하게 자꾸 설득이 돼서.. 스스로가 무서워지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우리 곁에서 우리 본연의 모습을 가장 신랄하게 관찰하는 개의 입장에서 인간에게 전하는 메세지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밖에서는 순한 가축이면서 집에서는 사나운 짐승이 되는 존재라고 직설했을 때 가장 뜨끔했습니다 ”

 

“직장인입니다. 때론 쫓기고 때론 그저 모두가 하는 흐름에 따라 당연한 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그러니 맞다고 믿으면서요. 난 정상이고 보통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오랫만에 경종이 울려졌지만 불편하기도 하지요. 깨달으면 미치지 않고 서야 광인이 아니고 살 수 있을까요?”

 

“굉장히 좋았습니다!!! 낭독극이라고 해서 정적이고 딱딱할 줄 알았는데, 너무 멋졌습니다. 원작소설도 여러번 읽었었지만, 원작 못지않게 각색과 연출, 배우분들의 연기가 너무 훌륭했습니다!!!”

 

“미쳐갈지언정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싸우는 광인배우님을 응원합니다”

 

“광인의 시점과 광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들이 교차하는 과정 중에서, 인간이 아닌 개의 시점이 개입되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개는 정상성과 비정상성에서 벗어나 관조할 수 있는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무거울수 있는 극을 중간중간 재미있는 각색으로 웃움 코드 넣어주셔 좋았습니다”

 

“원작보다 각색이 더 좋다고 느껴질 정도로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개를 등장시킨 게 연극적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게 한 것 같습니다.”